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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디자인은 바늘부터 우주선까지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래서 디자인이 조금만 바뀌어도 우리의 일상은 변합니다. 일상이 모여서 삶이 되듯, 디자인이 세상을 바꾸기도 합니다. 여러 산업 디자인 분야에서 활동하다 올림픽 메달을 디자인하게 됐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디자인은 무엇인지, 그리고 디자인이 어떻게 우리의 일상을 그리고 세상을 바꾸는지 이야기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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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우 | 매거진 | DESIGN – 월간 디자인

산업 디자이너는 이제 제품뿐 아니라 공간과 사용자 경험, 나아가 전략적 혁신과 디자인 싱킹 프로세스를 아우르는 역량까지 요구받기에 이르렀다. 제조 기업과 거대 I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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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 mdesign.designhouse.co.kr

Date Published: 6/11/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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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NA의 디자인은 이렇게 완성된다

SWNA(Suk Woo and Associate)는 2009년 디자이너 이석우에 의해 설립된 디자인 오피스로, 다양한 분야에서 실험적인 디자인 과정을 통해 의미 있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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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 www.jungle.co.kr

Date Published: 4/25/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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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사이드 人터뷰 이석우 SWNA 대표 뻔하지 않은 디자인 제품의 …

아파트 디자인 콘셉트 전략을 세우고, 올림픽 메달을 디자인하는 그의 직업은 산업디자이너다. 그것도 국가대표급 산업디자이너다. 삼성 LG SK 등 국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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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 www.hankyung.com

Date Published: 8/10/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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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에 대한 기사 평가 이석우 디자이너

  • Author: 세바시 강연 Sebasi Tal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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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ate Published: 2018. 1. 5.
  • Video Url link: https://www.youtube.com/watch?v=wVx-f4w5EE8

월간 디자인 : 이석우

이석우 1978년생. 홍익대 산업디자인과를 졸업하고 삼성전자 모바일사업부에서 제품 디자이너로 근무했다. 미국으로 건너가 퓨즈 프로젝트를 거쳐 티그 디자인에서 IT 기기와 비행기 인테리어 프로덕트 디자인을 담당했다. 2008년부터는 모토로라 글로벌 제품의 크리에이티브 리드를 역임했으며 2009년 독립해 SWBK(현 SWNA)를 설립했다. 2011년에는 가구 브랜드 매터앤매터를 론칭했으며 2015년 SWBK로 독일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가 선정한 전 세계 디자인 컨설턴시 중 디자인 콘셉트 부문 톱10에 오르기도 했다. 이석우는2016년 4월로 회사명을 SWNA로 바꿔 대표직을 맡고 있으며 2016년부터 현재까지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겸임 교수로 강의하고 있다. www.theswna.com

EK 사실 월간 <디자인> 편집장으로서 이석우 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게 우리의 오랜 독자였다는 사실이에요. 고등학교1학년 때부터 월간 <디자인>을 구독한 매우 훌륭한 학생이었다고.(웃음)

SW 1995년부터 구독하기 시작했는데, 특히 노란색 표지의 200호 특집은 아직도 집에 보관하고 있어요.(웃음) 인터넷도 없던 그때 월간 〈디자인〉을 통해 좋은 정보를 많이 접했죠. 특히 해외 디자이너 소식을 많이 찾아 읽었어요. 저는 잡지 정독하는 걸 좋아하는데 디자이너가 된 지금도 업계 소식을 접하기 위한 의무감에서라도 월간 〈디자인〉을 매달 보고 있어요.

EK 서울예술고등학교에서 조소를 전공했고, 대학은 시각디자인과를 지원했지만 특차에서 떨어져 산업디자인과로 진학했다고요.

SW 순수 미술을 좋아하긴 했는데, 잘하는 건 아니었던 것 같아요. 재료를 새기고 빚어서 추상적으로 표현하는 것도 흥미로웠지만 계산해서 딱 떨어지게 각을 맞추는 작업이 더 성격에 맞았어요. 조소과 입시에 떨어진 후 시각디자인과를 목표로 재수했다가 우여곡절 끝에 산업디자인과에 붙었는데, 시각 디자인에 미련이 남아서 복수 전공을 했죠. 원래 사용자에게 전달되는 건 제품이 아니라 그 이미지 자체이기에 시각 디자인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EK 어쩐지, 지금까지 이석우의 작업을 보면 제품 자체도 그렇지만 패키지나 사진, 그래픽을 통한 프레젠테이션과 시각적 전달력이 좋다고 느꼈거든요. 시각 디자인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산업 디자인의 매력에 빠진 계기는 뭐였나요?

SW 그 당시 제품 디자인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컴퓨터, 휴대폰, 비디오 플레이어 같은 제품이 저에게는 그리 매력적이지 않았어요. 그러다 비트라 가구와 나오토 후카사와가 디자인한 무지의 CD플레이어를 알게 되면서 제품 디자이너가 이런 것도 할 수 있구나 처음 알게 됐고, 나도 이런 일을 해봐야겠다 마음을 정했어요. 물론 지금도 그래픽 디자인에 관심이 많아요. 평창 올림픽 메달 디자인에서도 메달 끈의 각도나 프린트 같은 그래픽적 요소에도 신경을 많이 써요. 예를 들면 소주 네이밍과 BI를 디자인하다가 소주 브랜딩으로 영역을 넓히는 선배들의 아이덴티티 회사처럼, 소주병을 디자인하는 산업 디자이너도 브랜드를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한다고 봤어요. 저는 프로덕트를 기반으로 그래픽, 브랜드, 공간으로 확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염두에 두었던 것 같아요.

이석우는 홍대 앞에서 산업 디자인을 기반으로 한 컨설팅 회사 SWNA(SW & Associates)를 운영한다. 2008년 송봉규와 공동 대표로 설립한 SWBK로 활동하던 이석우는 홀로서기를 결심한 후 2016년 4월 지금의 오피스로 이사 와 SWNA로 회사명을 바꿔 달았다. 내부 변화에 휘청이지 않은 덕에 오히려 클라이언트는 늘었고 프로젝트 종류도 더 다양해졌다. 스튜디오를 방문한 날도 20명의 직원이 12개가 넘는 프로젝트를 동시에 진행하느라 매우 분주했고, 인터뷰 중간중간 직원들이 다가와 그와 의견을 나눴다. 스타트업과 개발 중인 스마트 글라스, 경기도주식회사와 협업하는 재난 키트 디자인, 디즈니의 2017 F/W 마블 컬렉션 콘셉트 디자인 등 궁금증을 자아내는 프로젝트가 한가득이었다. 이렇게 다양한 클라이언트들의 공통된 주문이 있단다. 바로 ‘SWNA의 색깔을 최대한 내달라’는 것. 일을 의뢰할 때 클라이언트가 정확한 요구를 하기보다 최대한의 가능성을 열어두고SWNA의 방식에 귀 기울이는, 이른바 부티크 회사로 자리매김했다는 의미다.

EK 클라이언트들이 구체적으로 SWNA에 어떤 식으로 의뢰를 하나요?

SW 최근 델(Dell)의 랩톱 디자인 랭기지 개발을 맡았는데 ‘너희 식대로 해석한 델을 보여달라’는 게 주요 과제였어요. LG전자와 했던 모바일 기기 프로젝트의 경우도 그렇고요. 그러면 SWNA는 ‘내년에 이런 디자인의 휴대폰을 출시해보는 게 어떨까’ 답하는 것이 아니라 예를 들어 ‘CMF를 기반으로 재질을 먼저 연구한 다음에 거기에서 영감받은 콘셉트를 방향성으로 갖고 가자’라는 전략을 제시하는 식이죠.

EK 세계적인 추세로 보면 루나(Luna), 아스트로 스튜디오(Astro Studios), 겍코(Gecko) 등 디자인 전문 회사들이 대기업의 인하우스로 인수합병되는 경우가 많아요. 디자인 전문성만으로 뭔가 새로운 걸 해보려는 회사가 점점 줄어드는 것 같은데요.

SW 대기업이 디자인 전문 회사를 인수되면 성격이 많이 바뀌죠. 순수한 프로덕트 디자인 업무는 줄고 금융이나 전략 시스템 컨설팅 쪽 비중이 커져요. 제조 산업에 일대 지각 변동이 일면서 과도기를 지나고 있는 것 같아요. 기존 제조와 맞물렸던 회사들이 없어지거나 합병되니까, 디자인 회사들이 새로운 시장을 찾아야 하는 상황에 처했고, 이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디자인에 새로운 역량이 추가되어야 하는 거죠. 디자인 & 엔지니어링, 디자인 & 마케팅, 디자인 & 브랜딩처럼 말이에요.

EK 그런 추세가 오히려 SWNA를 돋보이게 만들었는지도 모르겠어요. 하이얼과 레노보 등 중국 기업과도 일하는데, 중국 회사들은 정확히 어떤 부분에서 SWNA와 함께 일하고 싶어 하나요?

SW 2013년부터 레노보와 전략 컨설팅을, 2014년 말부터 하이얼과 제품 개발과 리서치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에요. 중국은 스타일링 측면에서는 많이 발전했지만 최종 마감이나 색상

선택 등 CMF(Color, Material, Finish) 면에서는 여전히 한국 제품을 높게 평가해요. 저희가 의뢰받는 것은 당장 양산할 제품 디자인보다 뉴 콘셉트 에어컨의 선행 디자인과 CMF 개발’과 같은 프로젝트죠. 컬러와 재질, 마감 방식에 주력한다는 것은 사실 조형이나 사용성과 같은 부분은 어느 정도 자신이 있다는 소리거든요. 그 어느 나라보다, 그 어느 때보다 학습 속도가 굉장히 빠르다는 걸 체감합니다.

이석우는 대학 재학 시절 2년간 삼성의 산학 협력 프로그램 ‘디자인 멤버십’을 통해 일찍이 기업 경험을 했고, 해외 지사에 파견되어 삼성 LA모바일랩에서도 근무해봤다. 당시 삼성전자가 미국 IDEA공모전에서 수상해 신문 기사가 난 걸 보고 ‘나도 도전해봐야겠다’ 싶어 2004년 졸업 작품을 출품했고 이듬해인 2005년 IDEA학생 어워드에서 당당히 금상을 수상했다. 수상작은 미끈한 흰색의CD 플레이어와 조명을 결합한 제품이었다. 조명이 비추는 곳에 가상의 리모컨 인터페이스가 뜨고 이를 손가락으로 누르면 음악이 재생되는 획기적인 디지털 인터페이스 콘셉트에 심사위원 존 마에다(John Maeda)는 ‘웰 던’이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일상적인 공간을 해치지 않고 소박하게 자리하는 조선백자를 연상시키는 CD 플레이어는 그가 추구하는 디지털 기기의 정의가 오롯이 담겨 있었다. 바로 그 시상식에서 퓨즈 프로젝트의 이브 베하(Yves Be,har)를 만나 명함을 건네받았다. 졸업 직후 삼성전자에 정식 입사한 게 6월, 교육을 받던 중 회사 측의 배려로 워싱턴에서 열리는 시상식에 참여한 게 7월이었다. 수많은 준비와 고민의 나날, 수십 통의 이메일이 오간 뒤 이듬해 9월 샌프란시스코의 퓨즈 프로젝트로 직장을 옮겼다.

예스24 eBook 프로덕트와 UX, 2013 기기 가장자리에 한 손으로 책장을 넘길 수 있는 인터페이스를 적용해 e북 사용자 환경에 최적화했다. 디자인 이석우, 최영우

CGV 4DX 시네마 체어, 2016 4D 영화 극장용 의자로 토털 브랜딩, 디자인 전략에서 시작해 제조까지 진행한 프로젝트. 디자인 이석우, 정영근

네이버 연수원 오피스 가구 시리즈, 2015 IT업종 특성상 다양한 스마트 기기를 사용하는 환경을 고려해 총 12가지 가구를 디자인했다. 디자인 이석우, 윤일섭

3M 무선 충전기, 2017 바디와 충전 부위를 분리할 수 있어 충전 중에도 자유로운 각도에서 휴대폰을 사용할 수 있다. 디자인 이석우, 김성진, 3M디자인팀 오승엽, 3M 기술 연구소(협업)

EK 대기업 입사도 힘든데 그 어렵다는 해외 공모전 수상에 해외 취업까지, 추진력이 대단한데요. 퓨즈 프로젝트에서의 생활은 어땠나요?

SW 엄청 고생했죠. (웃음) 이브 베하가 저를 직접 픽업한 셈인데 그는 출장 다니느라 오피스에 없고, 아트 디렉터와 다른 동료들의 텃세에 언어장벽도 있었어요. 퓨즈 프로젝트는 겉으로는 이브 베하의 리더십에 크게 좌우되는 부티크 회사처럼 보였지만 실은 그렇게 작은 조직이 아니라 시스템으로 움직이는 회사에 가까워요. 당시만 해도 인원이 40명 정도로 꽤 많아서 이브 베하 밑에 있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들이 프로젝트별로 결과물을 책임지는 시스템으로, 이브 베하가 모든 프로젝트에 깊숙이 관여해서 지휘하는 것은 아니었거든요. 8개월 동안 일하면서 많이 움츠러들어 향수병이 다 걸렸어요.

EK 의외인데요.(웃음) 그래도 돌아오지 않고 미국 산업 디자인의 산 역사라고 할 수 있는 티그 디자인(Teague Design)에서 최초의 한국인 디자이너로 일했잖아요.

SW 분위기가 가족적이고 편안해서 좋았어요. 보잉 프로젝트에 참여하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그곳에서 배운 것은 디자인 프로세스와 같은 발상법이었어요. 우리나라 디자이너들을 보면 스케치를 정교하게 참 잘해요. 반면에 영국이나 프랑스 친구들은 언뜻 보면 성의 없이 대충, 매우 추상적인 것 같지만 저마다 스타일이 있어요. 자신만의 정의를 확실히 내리는 거죠. 티그에서는 아이디어 스케치도 디렉터부터 인턴까지 다 같이 하고 서로의 스케치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하며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보는 분위기가 좋았어요. 확실히 당시 한국 회사와 같은 문화는 아니었죠.

EK 그다음에는 당시 레이져와 같은 피처폰으로 한창 주가를 올리던 모토로라로 옮겼는데요, 당시 모토로라 서울 스튜디오는 미국 본사에 이어 규모가 가장 컸던 걸로 알아요. 얼리어답터인 국내 소비자들의 눈높이에 맞춰 서울 스튜디오에서 디자인한 신제품이 글로벌 모델로 출시되기도 했고요.

SW 제가 98학번인데 2000년대 초반만 해도 전자 제품은 미국 아니면 유럽이었고 휴대폰 하면 노키아가 1위, 2위 모토로라, 3위 소니 에릭슨, 그리고 삼성이 아마 그다음이었을 거예요. 그만큼 모토로라, 노키아 디자인을 최고로 치던 시절이었죠. 미국에서 일하면서 유럽으로 이직하고 싶어 알아보던 중 마침 노키아와 함께 1, 2위를 다투던 모토로라가 ‘글로벌 크리에이티브 리드’를 찾는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제 공식적인 기업 경력으로는 사실 과분한 자리였다고 봐요. 당시 모토로라 본사 디자인전략기획팀의 황성걸 센터장님(현 홍익대 교수)이 한국 스튜디오 총괄 상무로 오면서 저에게 적합한 인물을 추천해달라고 하셨죠. 그러다 결국 저더러 한번 지원해보라고 권해서 혹시나 하고 시카고 본사에 가서 인터뷰를 하고 왔는데, 파격적인 대우로 수석부장 직함을 달게 된 거죠. 모토로라 코리아 소속으로 글로벌 업무를 담당했어요. 제가 디자인에 참여한 모토로이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안드로이드폰이었는데, 그때는 꽤 이슈가 됐죠

EK 모토로라로 옮길 때 당시 상사였던 황성걸 상무에게 조건을 하나 붙였다고요.

SW 일과 외에는 개인 작업을 할 수 있게 해달라고 말씀드렸어요. 그분은 원체 미국식이랄까, 직원 스스로의 판단을 믿고 맡기시는 분이라 크게 괘념치 않으셨어요. 시간은 알아서 사용하되 프로젝트 품질과 전달 시간은 칼같이 지키라고 하셨어요. 일반 기업들이 개인적인 외부 활동에 민감했던 것에 비하면 파격적이었죠. 월, 화, 수, 목, 금요일은 모토로라에서 아침8시부터 저녁8시까지 정말 열심히 일했고, 금요일 밤부터 일요일 밤까지는 개인 작업과 클라이언트 프로젝트를 했어요. 월요병이 아니라 금요병이 있었죠. (웃음) 종래에는 작은 사무실도 빌려가며 회사 다니면서 2년을 그렇게 했어요. SWBK의 전신인 거죠.

Spotlight The Music & Touch The Light, 2004 이석우의 대학 졸업 작품으로, CD를 넣으면 켜지는 조명이 비추는 빛 안에 인터페이스가 있어, 빛을 만지면 음악이 재생되는 인터페이스를 탑재했다.

모토로라 모토로이(Motoroi), 2010 국내에 최초로 출시된 안드로이드폰으로 디지털카메라의 기능적 요소를 살린 콘셉트로 디자인했다. 디자인 이석우, 크리에이티브 디렉팅 황성걸.

대림 e편한세상아파트 온도 조절 스위치 대림산업의 인테리어 아이덴티티 구축을 위한 하우징 픽스처시리즈 중 하나로 흔히 볼 수 있는 직사각형이 아닌 정사각형을 적용해 기존 제품과 차별화를 시도했다. 디자인 이석우

EK 일종의 투잡을 가지면서 독립할 기회를 엿본 거군요. 그럼 언제쯤 ‘이제는 됐다, 그만두고 내 사업을 시작하자’ 했나요?

SW 산업 디자인은 바늘부터 우주선까지라고 하잖아요. 여러 가지 프로젝트를 해보고 싶은 게 모든 산업 디자이너의 꿈이겠죠. 보통 그러기 위해서는 컨설팅 회사에 들어가거나 개인 회사를 차려야 하죠. 이제 와서 말할 수 있는 거지만, 당시에 제가 모토로라 소속인 걸 밝히지 않은 채 개인 디자이너로 처음 일한 클라이언트가 대림이었어요. e편한세상 아파트에 들어갈 스위치 디자인을 했는데 반응이 좋아 추가 프로젝트로 이어지며 일이 늘었죠. 본업과 병행하기 힘든 시기가 왔고, 지금 놓치면 안 되겠다는 생각에 퇴사를 결심했어요. 대림과는 그때부터 지금까지 인연을 이어오고 있어요. 그렇게 퇴사해서 회사 셋업을 시작했고 2달쯤 후에 파트너 송봉규 씨도 다니던 삼성전자를 퇴사하고 합류해 2009년 1월 본격적으로 SWBK를 시작했죠.

EK 가만 보니 회사에서 좋아하는 직원은 아니었겠어요.(웃음)

SW 초반에는 뜀뛰기 너무 한다는 소리도 들었죠. 진득하게 좀 있으라는 충고도 많았고요. 다음 스텝에 대해 자신감과 열정이 넘쳐서라기보다는, 대학생 때부터 해외에서 디자이너로 일해보는 것과 제 회사를 갖는 게 꿈이여서 그랬던 것 같아요. 여러 직장을 일찍 포기했다기보다는 각각의 시스템이 어떤 건지 경험해야만 했다고 봐요. 작게는 견적서 쓰는 법, 비용 계산법부터 발상법까지 많이 배웠거든요. 한편으로는 저도 그렇게 성장했기 때문에 저와 SWNA에서 일하다 해외 다른 곳으로 이직하는 친구들에게도 같은 마음이에요.

이석우가 여느 산업 디자이너와 달랐던 가장 큰 부분은 제품을 만들어내는 것 이상으로 제품을 돌볼 줄 알았다는 거다. 제품 양산에 그치지 않고 동봉하는 브로슈어의 서체와 종이 재질부터 미디어에 보내는 보도자료 속 사진 한 장까지 섬세하게 챙겼다. 프로모션에 능한 기질은 자발적인 전시 경험에서 비롯됐는지도 모른다. 2005년에는 서울디자인페스티벌에 참여해, 훗날 IDEA 에 출품해 수상한 CD 플레이어를 들고 나와 열심히 소개했고, 2006년 4월 밀라노 국제가구박람회에 가서 영감을 받아 다녀오자마자 동료 디자이너 변동진과 BMH갤러리에서 그동안 만든 CD플레이어와 조명, 테이블 등을 전시했다. 산업 디자인 제품을 전시하는 것이 분명 흔치 않은 때였다. 2011년에는 서울리빙디자인페어에 아직 정식 론칭하지 않은 매터앤매터의 의자 샘플을 들고 나와 부스를 지켰다. 수많은 전시, 수많은 부스 중에도 돋보일 수 있도록 차별화된 색을 입히는 연습을 하며 제품이 놓인 공간과 관람객 전체를 바라보는 입체적인 눈을 길렀다.

EK 2011년에는 가구 브랜드 매터앤매터를 론칭했어요.

SW 가구 비즈니스를 하고 싶어서 시작한 건 아니었어요. 원래 산업 디자이너들에게 조명이나 의자에 대한 로망 같은 게 있잖아요. 휴대폰 같은 대량생산을 위한 디자인에는 반영할 수 없는 디자인 철학이나 조형에 대한 생각을 이야기하고 싶은 욕구가 있었나 봐요. 처음에는 저의 스케치를 실물로 구현해줄 파트너를 찾다가 마땅한 제조업체를 찾지 못해서 우리가 직접 생산까지 해보자 하고 본격적으로 시작했죠.

EK 매터앤매터는 당시 금호미술관 <뉴웨이브>전에서 다른 5명의 젊은 가구 디자이너와 함께 전시도 했죠. 인도네시아 폐목재를 활용한 아날로그적 감성이 담겼지만, 당시 유행하던 ‘업사이클링’이라기보다 산업 디자인의 프로세스로 접근한 관점이 핵심이었어요.

SW 특이하긴 했죠. 가구를 휴대폰이나 컴퓨터 만들 듯 산업 디자인의 프로세스로 접근했으니까요. 아이디어 스케치를 하고 2D 드로잉을 하고 3D로 렌더링한 다음 다시 종이로 출력해서 입체적으로 만들어보고 또다시 조정하기를 반복했어요. 그래서 조형 자체는 단순한데 느낌이 다르다는 이야기를 들어요. 가구 디자이너 눈으로 봤을 때 말이 안 되는 곡면이 많거든요. 심플해 보이는데 하나하나 뜯어보면 지오메트리가 되게 복잡하죠. 흔히 나무의 특성이나 짜임, 구조를 생각해서 가구를 만드는 데 반해 저희는 면적을 3D모델링으로 치환해서 산업 디자인 프로세스를 적용했어요. 개발 프로세스는 이랬지만 실제 제작은 인도네시아 장인들이 했기에 오히려 거꾸로 모델링한 것을 2D도면으로 만들어서 장인들에게 줬어요. 지금도 이렇게 디자인하는 곳은 아마 없지 않을까 싶어요.

매터앤매터 론칭, 2011 브랜드 네이밍부터 가구 디자인, 비주얼 아트 디렉션까지 이석우가 직접 관여한 브랜드다.

Chimney Light, 2013 신축성 있는 라이크라 소재와 CNC로 정밀 가공한 목재를 이용했다.

Leg Chair, 2011 매터앤매터의 대표 의자로, 둥글게 처리한 다리, 시트, 등받이 부분과 직사각형과 원형을 조합한 형태는 3D 모델링 기법으로 접근했기에 가능했다.

Tropical Bird, 2012 펜의 색과 질감에 따라 다른 종류를 새를 상상하게 되는 펜 정리함. 메이플 수종을 CNC로 가공해 만들었다.

EK 매터앤매터를 계기로 공간, 설치, 브랜딩에 이르기까지 활동 영역이 확장되기도 했죠?

SW 사실 자본금이 부족해서 직영 매장을 내기 전에 종종 팝업 스토어를 운영했어요. 홍대 앞 편집매장 플랫폼 플레이스나 에이랜드, 상수동의 창고형 카페 앤트러사이트 등 브랜드와 어울리는 핫 플레이스와 인연이 닿아 게릴라식으로 선보이면서 자연스레 입소문을 탔죠. 카페 코나퀸즈의 경우에도 처음엔 매터앤매터 가구 구매 건으로 연락해왔는데, 저희가 저희 가구가 놓일 공간 인테리어까지 전체적으로 같이 하면 좋겠다고 말씀드렸어요. 그랬더니 ‘인테리어 디자인도 하는지 몰랐다’며 인테리어는 물론 익스테리어, 브랜딩까지 필요한데 입찰해보는 게 어떻겠느냐고 물으셔서 경쟁 PT에 참여했고, 프로젝트를 따냈죠. 공간과 브랜드에 대해 공부할 수 있었던 기회였어요.

EK 그러다 2012년 아모레퍼시픽 설화수의 <설화문화전> 아트 디렉터를 맡았습니다. 전시야 말로 모든 디자인 영역의 복합체잖아요. 이 경험은 어땠어요?

SW 〈설화문화전〉은 설화수가 시도하는 새로운 한국 문화 후원의 장이었는데 전통을 현대적으로 해석해야 하는 조심스러운 과제였어요. 사실 주제가 ‘옹기’라서 고민을 많이 했어요. 전시장은 학고재였는데, 학고재에 옹기 갖다 놓으면 민속촌이잖아요?(웃음). 장인 5명과 현대 작가 5명으로 라인업이 짜여 있는 상황에서 전시 방향부터 재정의했어요. 한복을 입은 전통 장인의 이미지 대신 전문 스타일리스트와 함께 당장 패션 화보에 나와도 손색없도록 사진 촬영을 했어요. 크리에이터로서 장인을 재조명한 거죠. 반면 전시작은 최대한 단순하게 설치하고 대신 간결한 인터랙션 장치를 설치했어요. 관람객이 다가오면 센서가 인식해 스크린에 장인의 주특기를 소개하는 정보가 이미지와 소리로 나타나는 거예요. 특기가 불로 옹기를 굽는 장인이면 자작자작 불 때는 소리와 불꽃의 이미지가 뜨는 거죠. 전통적인 요소에 기술적인 인터랙션을 가미해 콘트라스트를 줬어요. 이 영상을 전시 티저로 SNS 홍보도 하며 굉장히 총체적인 경험을 한 거죠. 매우 재미있었어요.

1990년대를 주름잡았던 1세대 산업 디자인 회사들은 실력만큼이나 시대적 운도 따랐다. 전자 회사와 이동통신 대기업은 1년에 60개에 가까운 휴대폰을 출시했고, 내부에 디자인 팀을 꾸리기보다 디자인 전문 회사를 찾았다. 1년에 LG나 삼성 같은 대기업이 서너 개 정도 새로운 모델을 출시하고 내부에 수백 명 규모의 디자인 센터를 꾸리는 지금과는 판이 달랐다. 제조업이 통합화, 단순화, 전문화되면서 디자이너의 일감이 줄어든 반면, 제품뿐 아니라 인테리어와 서비스와 브랜드를 이해하는 디자이너에 대한 수요는 높아졌고 오히려 이를 충족시키는 디자이너가 귀해졌다. 이석우는 그 과도기가 빚어낸 ‘젊은 디자이너’의 본보기 같았다. “2차 산업에 머물러 있던 디자이너들이 네이버, KT, SKT, 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처럼 3차 산업 회사의 제품을 만들기 시작했죠. 이제는 네이버나 LG유플러스에서도 가구를 디자인해달라고 의뢰하니까요. 그런데 이들이 요구하는 제품은 기존 제품과 조금 달라요. 좀 더 인테리어와 통합되고 서비스와 브랜드를 알아야 하는 제품이랄까요. 제가 보기에는 프로젝트 수가 줄어든 게 아니라 업이 변한 거예요.” 누구보다 새로운 흐름에 빨리 적응하고 많이 시도해야 했던 혹독한 시대적 숙명이 어느새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됐다.

EK SWBK를 함께 시작한 송봉규 디자이너와 결별한 이야기를 좀 들어볼게요. 공식적으로는 2016년 4월을 기점으로 이석우의 SWNA, 송봉규의 BKID로 분리해서 각각 산업과 리빙 부문에서 여전히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데요.

SW 송봉규 씨는 어떤 파트너와 협업하면 시너지가 있을지를 집어내는 데 매우 능하고 이성적인 판단을 잘하는 디자이너예요. 초기에는 그러한 능력을 바탕으로 한 작업 방식이 잘 맞았는데 회사를 운영하다 보니 언제부턴가 트러블이 생겼고,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었다고 판단한 시점에 제가 먼저 분리를 제안했어요. 비전과 영역이 맞지 않았다고 생각해요. 투자를 받아 법인으로 분리했던 매터앤매터는 앞으로 제가 3년 동안 단독 대표를 맡기로 주주들과 협의한 상황이라 쇼룸도 재정비하는 중이고요.

EK 그랬군요. 가뜩이나 산업 디자인 전문 회사가 줄어드는 마당에 최고의 듀오를 못 보나 싶어 놀랍고 아쉬웠던 게 사실이에요. 사실 국내 1세대 산업 디자인 회사를 이끌던 디자이너이 회사를 떠나거나 중국 진출로 탈출구를 찾는 경우가 많지만 여전히 전반적으로 정체 상황인 것 같아요. SWNA는 내부적으로 재정비를 거친 상황에서 이 시기를 어떻게 돌파하고 있는지 궁금해요.

SW 산업 디자인 전문 회사가 드물긴 해요. 제 또래의 우수한 디자이너들은 삼성이나 LG 같은 대기업에 다니죠. 저와 경쟁할 수 있는 친구들이 대부분 다 큰 회사에 있어요. 개인 회사를 할 수 있는 역량은 충분히 있다고 봐요. 다만 그들이 졸업하던 2000년대 중반이 딱히 산업 디자인의 호황기는 아니었던 터라 그때 기업에 들어가서 안 나오는 거죠. 기업만큼 산업

디자이너를 대우해주는 곳도 없고요.

EK 산업 디자인이라는 분야의 복합적인 특성도 한몫했겠죠?

SW 프로젝트가 더 전문적이면서 절대적인 수가 적죠. 예를 들면 기업의 브로슈어나 기업 아이덴티티, 애뉴얼 리포트 등은 개인 디자이너도 능력만 있다면 맡을 수 있잖아요. 행여나 결과물이 좋지 않더라도 기업이 폭삭 망할 위험 부담도 없고요. 근데 제품 디자인은 기업의 사활이 걸려 있는 경우가 많고 잘못 만들면 설비 투자로 몇십억이 날아갈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아무리 실력이 좋아도 경력이 적은 디자이너에게 선뜻 일을 맡기지 않아요. 대기업과 일할 만한 회사는 포트폴리오가 받쳐줘야 하는데, 그런 포트폴리오를 채울 만한 레퍼런스 프로젝트를 의뢰해오는 중소기업도 별로 없죠. 저 같은 경우는 다행히 해외에서 경력이 있었고, 바로 회사를 시작한 게 아니라 기업과 스튜디오를 2년 정도 병행하며 검증 과정을 거쳤기에 그나마 쉽게 시작할 수 있었던 거 같아요.

EK e-북이라든가 전기 자동차 충전식 시스템 등 아무래도 산업 디자인은 테크놀로지에 대한 이해가 높아야 할 텐데 어떤 식으로 준비하나요?

SW 기술과 산업 디자인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죠. 저희 클라이언트 중 가구나 조명 회사도 있지만, LG, 삼성, 델, 모토로라 같은 IT 제조 기업이 특히 많아요. 매출액으로 따지면 아마 70~80%가 테크 부문에서 나올 거예요. 그래픽 디자인이 출판·인쇄업계와 긴밀한 것처럼요. 사실 테크놀로지에 민감한 사람들이 산업 디자인을 잘할 수 있어요. 엔지니어나

기술자들과 협업하는 것이 너무나 당연하기 때문에 저는 거부감 자체가 없고 좋아해요. 〈더 기어〉 나 〈씨넷〉 같은 미디어를 잡지나 앱으로 늘 달고 살고요.

EK 자, 그럼 오늘날 산업 디자이너는 무엇을 하는 사람이라 할 수 있나요?

SW 오브제, 즉 입체물을 디자인하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어요. 시대에 따라 제품에 공간, 라이프스타일 등의 개념이 더해져 본질을 아우르는 범위가 넓어지겠지만 여전히 제품은 쌀을 정제하고 남은 낱알 같은 거예요. 예전에는 본질만으로 할 수 있는 일이 많았지만 이젠 아니에요. 예를 들면 냉장고, 휴대폰 디자인 같은 것이 싹 자취를 감췄죠. 그러더니 ioT라는 게 제품에 한 겹 덧씌워져 ‘ioT제품’이 됐어요. 그리고 자연스레 서비스에 대한 사용자의 이해가 바뀌었죠. 역설적이지만 테크나 공간, 브랜딩 등 통합적인 접근법으로 다가서는 이유도 결국 본질을 정말 잘하기 위해서인 셈이에요.

EK (이석우의 휴대폰 벨소리가 울린다) 전화 온 것 같은데요, 받아보세요.

SW 아니요, 저녁 8시를 알리는 알람이에요. 그만하고 퇴근하라고 설정해두었어요.(웃음)

EK 그런 걸 보면 참 성실한 워커홀릭 같은데, 평소 하루 일과가 궁금해요.

SW 별일 없으면 오전 8시에서 8시 반에는 출근해요. 웬만하면 저녁 8시에는 퇴근하려고 하고요. 요즘 제일 중요한 게 ‘어떻게 오전 시간을 확보하느냐’예요. 되도록이면 미팅 시간도 오전으로 안 잡고 제 시간을 가지려고 노력해요. 오전 시간을 확보해 단 30분만이라도 제 시간을 갖고 스케치를 하려고 하죠. 언젠가 문득 이걸 놓치는 순간 어설픈 비즈니스맨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잘못하다간 디자인은 못 하고 비즈니스만 하는 거죠. 물론 경영자이기도 하니 비즈니스도 제 일은 맞는데, 저는 아무리 봐도 그쪽에는 소질이 없는 것 같아요. 하루 중 제일 좋은 시간은 작업할 때죠. 다음 날 일정이 회사에서 일만 하는 거라면 그날이 제일 좋은 날이에요. 외부 미팅 스케줄이 많거나 하면 그 전날부터 스트레스받고요.

01, 02, 03 <설화문화전> 옹기 오브제 작품, 전시 아트 디렉팅, 포스터, 2013 전체적으로 미니멀하면서도 디지털 미디어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아트 디렉션을 선보였다. 옹기 뒤편에 설치한 인터랙티브 영상은 관람객이 다가가면 제주 앞바다, 1250℃의 가마 불꽃 등을 이미지와 소리로 전달해 공감각적 경험을 제공한다. 작가로서는 역시 산업 디자이너의 관점으로 옹기를 재해석했는데, 흙을 빚어 쌓아 올리는 방식이 아니라 옹기토를 틀에 넣어 작은 조각 오브제를 양산해 기왓장과 같은 건물 외장 마감재로도 활용할 수 있게 했다.

EK 산업 디자이너로 롱런하는 데 가장 도움이 되는 것은 무엇일까요?

SW 제게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을 말씀드리자면, 바로 제 루틴을 찾는 거예요. 저는 별일 없으면 아침 6시에 일어나서 강아지랑 산책하고 사무실에 와서 화초에 물 주고 정리하고 스케치하고 저녁 8시면 퇴근하는 루틴을 지키려고 노력해요. 밤11~12시에는 무조건 자요. 한국 사회에서 이 시간에 잔다는 건 엄청난 럭셔리거든요.(웃음) 이 루틴이 지켜지면 정말 신기하게도 작업이 잘돼요.

EK 루틴을 지키기 위한 자신만의 비법이 있으면 좀 알려주세요.

SW 2년부터 날마다 일기를 써요. 하루에 제 기호가 6개가 있어요. 내가 아침에 일찍 일어났는지, 산책을 했는지, 스케치를 했는지, 글을 썼는지, 물을 마셨는지, 영감을 받은 뭔가를 했는지를 O, X로 기록해요. 신기한 건, 일이 잘 안 풀리는 날 일기장을 열어보면 X가 많아요. 일이 잘 풀리는 날 보면 당연히 O가 많고요. 사실 컨설팅 업무는 나 자신을 불사르는 거예요. 내가 물이 찰랑찰랑 넘실대야 여기도 조금, 저기도 조금 나누어주는데, 물을 차오르게 하는 건 여행도 아니고, 좋은 전시도 아니고, 결국 루틴이더라고요. 밀라노 박람회 가면 뭐해요, 마음이 무거우면 영감이고 뭐고 하나도 안 들어오는데. 이걸 지난 2년 사이 깨달았어요. 아, 저는 이번 4월 밀라노 국제가구박람회에 스텝들과 일주일간 갔다 와요. 그간 회사에 많은 변화가 있는 상황에서 저를 믿고 따라온 친구들, 그리고 제 자신에게 주는 선물이에요. 이렇게 완전히 놀러 가는 건 10년 넘도록 처음이라 설레네요.

그러고 보니 지난해 11월 월간 〈디자인〉이 중국 디자인 특집을 준비할 때 가장 먼저 조언을 구하려고 전화번호 목록을 뒤져 연락한 디자이너도 이석우였다. 컨피덴셜상의 문제로 SWNA가 진행한 프로젝트를 지면에 소개할 수 없는데도 중국에 있는 취재원을 연결해주고 선뜻 시간을 내 얼굴을 맞대고 다양한 업계 이야기를 들려주는 소식통 역할을 자처했다. 자신을 프로모션하는 게 아니라 업계 자체에, 주변에 애착이 많은 디자이너라고 느꼈다. 이번 기사를 위해 포트폴리오 이미지를 전달받는 과정에서 그는 프로젝트별로 참여한 직원들 이름을 꼭 표기해달라고 요청했다. 산업 디자인이라는 분야는 절대 혼자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그렇게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제품의 주변까지 꼼꼼히 챙기는 그의 핵심 역량이 어디에서부터 비롯됐는지, 기사를 마감할 즈음 새삼 고개가 끄덕여졌다.

코웨이 서비스 디자인, 2012 패키지, 커뮤니케이션 툴 등의 시각적 요소터 서비스 직원이 사용하는 도구의 UX까지 통합된 브랜드를 구축했다. 디자인 이석우, 최영우, 송봉규

KT 폰브렐라, 2015 비 오는 날 모바일 사용성을 배려한 손목에 거는 원형 손잡이가 특징이다. 2015 독일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 베스트 오브 더 베스트 제품과 패션 2개 부문을 수상. 디자인 이석우, 김성진, 윤성웅

산업 디자이너 이석우가 말하는 ‘내가 애용하는 제품 5’

1. 싱거(Singer) 자동 미싱기

단순하고 간편한 싱거 미싱 한대만 있으면 패브릭을 이용하는 소프트 목업도 금방 만들 수 있다.

2. 제네바 사운드(Geneva Sound) 스피커

동그라미와 사각형만으로 구성된 범접하기 힘든 단순성의 조합으로, 침실에서 이제 그만 잠이나 자자 마인드와 함께하는 나의 FM 93.1용 서브 스피커. 가끔 오작동을 일으키는 인간적인 인터랙션까지 무척 마음에든다.

3. AKG 헤드폰

작업을 할 때 90%는 헤드폰으로 음악을 듣는 내게 오래 들어도 물리지 않는 정직한 소리를 들려준다.

4. 오픈크리에이터즈(Opencreators) 3D 프린터

가성비 좋은 3D 프린터로 몇 년 전 구매 했지만 여전히 잘 사용하고 있다. 여느 3D프린터와 달리 나무 소재로 된 검은색 전면 커버가 마음에 든다.

5. 애플 아이워치2

나에게 아이워치는 메신저나 전화를 놓치지 않게 해주는 기기, 하루에도 2~3번씩 휴대폰을 잃어버리는 건망증에 큰 도움을 주는 필수품이다.|

SWNA 이석우

오늘날 한국에서 ‘잘하는’ 산업디자이너를 꼽으라면 그의 이름이 꼭 불린다. 작은 오브제부터 건축 마스터 플랜까지. 인간의 더 나은 삶을 위한 ‘본질’을 고민하는 디자이너, 이석우를 만났다.

{p4} 홍대 부근에 위치한 SWNA의 사무실, 자신의 작업 공간에 서 있는 이석우 대표.

벽에 붙여둔 이미지가 많네요. 어떤 이미지들인가요? 스케치, 갤러리나 미술관에서 보내주는 순수예술 이미지들 그리고 디터 람스의 친필 사인 같은 것들이에요. 저는 예술고를 나와서 순수예술을 전공했어요. 재수를 하면서 전공을 바꿨죠. 그래서인지 아직도 순수예술이 좋아요. 셰프들이 자신의 집에서는 밥 같은 걸 안 해먹는다고 농담처럼 말하잖아요. 저 역시 디자인 용품보다는 이런 예술작품들이 좋아요.

벽에 아이디어를 붙여두는 작업 방식으로도 잘 알려져 있죠? 이 방에만 40여 개의 보드가 있는 것 같아요. 사무실이 아주 복잡하죠?(웃음)

얼마 전 글로벌 라이프스타일 매거진 <모노클>에서 SWNA를 두고 ‘카오스에서 탄생한 디자인’이라는 수식을 쓰기도 했어요. 취재를 왔던 일본 기자가 사무실의 상태를 충격적으로 받아들인 것 같았어요(웃음). 사무실에 로봇의 목업이며 전동 퀵보드 조각, 온갖 제품이며 보드가 혼재되어 있었으니까요. 사실 그 말이 맞아요. 카오스 상태로 표현한 것도 잘못된 말은 아니죠. 이런 카오스 안에서 맥락을 잘 뽑아내고 찾아내는 방식이 저에겐 굉장히 중요해요. 1번, 2번, 3번을 정하고 순차적으로 일을 하는 게 아니거든요. 한꺼번에 여러 가지를 뽑아내고 그걸 조망하죠. 고르고, 덜어내고, 정리하는 과정에서 일들이 진행돼요.

보드에 가장 자주 등장하는 단어는 뭔가요? 가장 많이 이야기하는 단어는 ‘아키텍처’ 같아요. 건축을 의미하는 영어 단어가 아니에요. 의자의 아키텍처는 다리와 등받이가 있는 거예요. 의자라는 건 중력이 향하는 방향으로 떨어지는 물체이기 때문에, 사람의 몸을 지탱할 수 있도록 다리와 등받이가 있죠.

아키텍처를 아는 게 왜 중요하죠? 그게 사물의 본질이거든요. 만약 우주에서 쓰일 의자라면 아키텍처가 바뀌겠죠. 환경이 바뀌니까요. 아키텍처가 바뀐다는 건 속성이 바뀐다는 거예요. 무언가를 디자인할 때 본질에 대한 고민을 가장 많이 하게 돼요. 본질이 흐르는 방향에 따라 형태가 달라지니까요.

이석우 대표의 책상 위에 놓인 조 말론 런던의 홈 캔들은 은은한 향으로 작업실의 분위기를 밝힌다. 이석우 대표의 책상 위에 놓인 조 말론 런던의 홈 캔들은 은은한 향으로 작업실의 분위기를 밝힌다. 전체보기

Play 이석우 디자이너는 2011년 ‘소재’라는 뜻의 업사이클링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매터앤매터(Matter & Matter)’를 선보였다. 인도네시아 현지 공장에서 100% 수공예로 제작하는 매터앤매터의 가구에는 본질을 중요시하는 그의 철학이 드러난다. 이석우 디자이너는 2011년 ‘소재’라는 뜻의 업사이클링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매터앤매터(Matter & Matter)’를 선보였다. 인도네시아 현지 공장에서 100% 수공예로 제작하는 매터앤매터의 가구에는 본질을 중요시하는 그의 철학이 드러난다. 전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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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인스타그램에 여행가방 여러 개를 시연하는 게시물이 올라왔던데요. 국내 라이프스타일 브랜드와 컬렉션 작업을 준비 중이에요. 얼마 전 제품을 테스트하고자 대만에 다녀왔어요. 보통 5개에서 7개의 프로젝트를 한꺼번에 진행해요. 요즘은 한 건설사와 함께 아파트 단지의 마스터 플래닝 작업을 하고 있고, 을지로의 조명 상인들과 함께 조명 작업도 진행하고 있어요. 다음 달에 열리는 프랑스 메종&오브제에서 선보일 거예요.

마스터 플래너의 역할까지 하고 있다니 놀라운데요. 2차산업은 전반적으로 어려운 작업이죠. 아파트 안에 들어가는 매체는 굉장히 다양해요. 건축, 공간, BI, 프로덕트까지. 아파트의 브랜드를 새롭게 디자인하는 것은 굉장히 복합적인 작업 같아요.

클라이언트가 왜 SWNA와 함께 건축 프로젝트를 하고 싶어 하나요? 건축가, 인테리어 디자이너, 산업디자이너가 각각 접근할 수 있는 아파트가 있어요. 아마도 이번 프로젝트의 경우 아파트 전체를 경험으로 보고, 경험 자체가 브랜드와 연결될 수 있는 방식을 고민하기 위해서 SWNA와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게 아닐까 생각해요.

산업디자이너가 건축 프로젝트에 참여한다는 것 자체가 새롭고 흥미로운 일이 아닌가요? 맞아요. 입면이나 건축에 대한 조언과 자문은 저와 함께 일하는 건축 파트너들에게 받았어요. 제가 실시도면을 손대기엔 제약이 따르니까요. 건축가가 만든 가구, 산업디자이너가 만든 건축물은 달라요. 좋다, 나쁘다의 기준이 아니고 ‘다름’의 문제일 거예요. ‘다름’이 통용되는 시대라고 볼 수도 있죠. 다양한 요소들이 통합적인 경험으로 읽히기 때문에 무언가를 정의하기가 어려운 시대예요. 디자인 역사의 근간이 되었던 유럽의 디자이너들은 건축물부터 스푼까지 디자인했고, 대목장과 소목장은 단순히 목수가 아니라 집을 짓는 사람들이기도 했어요. 언젠가부터 건축, 인테리어, 제품, 공간, 가구 디자이너의 경계가 지어진 거예요.

일각에서는 대학의 교육 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의견도 있어요. 맞아요. 제가 학교를 다니던 1990년대 말, 2000년대 초에는 산업디자인을 전공하는 학생들에게 전자제품과 공간 디자인을 주로 가르쳤어요. 전공을 분리하는 벽이 높았다고 할까요? 요즘은 그런 개념이 약해졌다고 생각하지만, 아예 사라진 것은 아니죠. 제가 생각하는 디자인은 러시아 전통 인형 마트료시카 같은 개념이에요. 제품이 있으면 그걸 놓을 테이블과 의자가 파생되고, 테이블과 의자가 있으니 공간이 생겨나고, 공간을 확대해 바라보면 결국은 건축의 영역이 되는 방식이죠. 결국 디자인의 영역은 따로 똑 떼어 생각할 수 없어요. 모든 게 연결되어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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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와 SWNA가 협업한 우산 디자인 ‘폰브렐라’. 우산을 쓴 상태에서도 두 손을 자유롭게 쓸 수 있도록 디자인된 제품이다.

한글과 한복을 모티프로 디자인한 2018 평창 동계올림픽대회 메달 역시 이석우 대표의 작업이다.

3M과 선보인 전구 디자인. 자동차와 건축 조명에 사용되는 특수 라이팅 섬유를 사용자가 원하는 대로 잘라서 연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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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락에 관한 이야기인가요? 맞아요, 예전엔 제품 하나만 잘 만들어도 팔렸어요. 수요와 공급이 비슷했기 때문이죠. 지금은 공급이 넘치는 상황이에요. 디자이너로서는, 그 속에서 소비자들에게 선택을 받으려면 제품뿐 아니라 그것이 놓일 위치, 보이는 이미지, 제품을 경험하는 감각들을 모두 중요하게 생각해야 해요. 인터넷 몰에서 상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많아지고 있는데, 대부분 이미지를 보고 제품을 선택하는 거예요. 현실에서 오브제를 느끼는 게 아니라 이미지와 텍스트, 스토리를 보고 사는 거죠. 제품을 잘 디자인하는 것이 중요한지, 좋은 이미지로 포장하는 것이 중요한지 생각해보면, 영역에 대한 경계를 흐리게 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는 것 같아요.

본질이 더욱 중요해지겠군요. 본질을 잘 파악해야만 살아남을 거예요. 그게 지금 디자인 산업 전반에서 요구하는 내용이고요. 요즘 자주 쓰이는 ‘융합’이란 이슈는 결국 제품에 대한 스토리를 어떻게 구성해서, 어떤 이미지로 만들지에 관한 문제인 거죠.

이석우 디자이너가 주목하고 있는 최근의 디자인 동향이 궁금해요. 테크 그리고 IT 계열의 제품들이 모두 부드러워지고 있다는 점이에요. 예전엔 에어컨이나 스마트폰을 만들 땐 기능을 과시하기 위해서 최대한 ‘블링블링’하게 만들었죠. 변신도 하고, 화려하고. 요즘엔 모든 제품이 인테리어 오브제가 되고 싶어 해요. 형태는 단순해졌고 컬러와 소재는 다양해졌죠. 이전에는 가죽, 패브릭, 나무를 IT 제품에 사용하는 게 금기시됐어요. 양산 수율이 맞지 않았으니까요. 생산 기술이 발전하면서, IT 기기들이 뉴트럴 톤에 기준을 맞추고 있죠.

그런 동향에 대한 견해는 어때요? 사실 이게 맞는 방향이에요. 대개의 에너지가 극단에 있다가 점차 고도를 낮추죠. 기술이 안정화되고 산업이 성숙할수록 디자인은 담백해져요. 아주 무겁고 차가웠던 것이 정상 온도를 찾아가고 있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해요.

모든 디자인이 ‘뉴트럴 톤’을 고집하면 디자인이 평준화되지 않을까요? 그렇지 않을 거예요. 개인의 취향은 다양하니까요. 이케아와 무인양품의 디자인이 다르고, 두 브랜드의 마켓은 엄연히 달라요. 업계의 카테고리가 다양해진다는 지점에서 오히려 긍정적이라고 생각해요.

다음 달 메종&오브제에서 선보일 조명 작업도 같은 맥락인가요? 같은 경험이기도 해요. 광원이라는 하드웨어보다 패브릭이 중요하거든요. 정확히는 패브릭의 연출이에요. 패브릭으로 연출한 공간에 빛을 비출 예정이에요. 조명이라는 제품 자체보다 빛으로 연출된 공간에서 느껴지는 무드를 경험하는 것에 초점을 두는 거죠.

결국 본질은 경험에 가까운 것일까요? 그렇죠. 결국은 사용성이죠. ‘경험 디자인, 서비스 디자인’이라는 키워드가 이슈로 떠오르고 있죠. 사실은 새로운 개념이 아니고 사용자 중심의 디자인에 대한 재정의라고 봐요. 산업디자인이나 오브제, 그리고 건축 모두 인간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도구의 역할을 해요. 옛날을 생각해볼까요? 돌멩이로 뭔가를 찧어서 먹던 원시인이 바위에서 볼의 형태를 발견했어요. 그걸 사용했더니 훨씬 편리해졌죠. 일종의 혁신이 일어나는 순간일 거예요. 결론적으론 사람을 위한 디자인이 궁극적인 목표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게 본질이니까요. 어제보다 나은, 이로운 삶을 만들 오브제를 만드는 게 디자인 아닐까요? 그 방식은 세련되어야 하고요.

매터앤매터의 ‘Chimney Light’. 신축성 있는 소재와 목재 정밀 가공 작업으로 매력적인 곡선을 볼 수 있는 디자인을 완성했다. 매터앤매터의 ‘Chimney Light’. 신축성 있는 소재와 목재 정밀 가공 작업으로 매력적인 곡선을 볼 수 있는 디자인을 완성했다. 전체보기

Play 디자인 샘플과 제품 목업, 디자인 소품 등이 혼재한 SWNA 스튜디오. 책장 한쪽에 조 말론 런던의 홈 캔들, 센트 써라운드TM 디퓨저, 허니서클앤 버베나 코롱이 놓여 있다. 디자인 샘플과 제품 목업, 디자인 소품 등이 혼재한 SWNA 스튜디오. 책장 한쪽에 조 말론 런던의 홈 캔들, 센트 써라운드TM 디퓨저, 허니서클앤 버베나 코롱이 놓여 있다. 전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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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련된 것’의 정의는 뭔가요? 외형뿐 아니라 내면을 건드리는 거죠. 사람을 보고 ‘세련되다’고 표현할 때 그게 단순히 옷차림이나 외견일 수도 있지만 말투나 생각일 때도 있잖아요. 발명가들은 어제보다 나은 혁신을, 디자이너들은 혁신에서 나아가 철학을 갖는 게 중요하죠.

디자이너와 클라이언트가 생각하는 ‘세련됨’의 관점이 다를 때도 있나요? 문화적인 코드가 다를 때 그런 상황을 마주하게 되는 것 같아요. 동아시아 삼국만 해도 그렇죠. 섬나라, 반도, 대륙이라는 각각의 환경 때문에 사람들도 달라요. 잘하거나 못하거나의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 ‘다름’에 대한 이해의 폭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동아시아 삼국조차도 이렇게 다른데, 외국의 디자인 스튜디오에서 한국에 돌아왔을 때 당황스러운 점도 많았겠어요. 저는 토종 한국인이라 별로 당황스럽지 않았어요(웃음). 오히려 외국에서 근무할 때가 더 힘들었죠. 저는 한국에서 일하는 게 너무 좋아요. 전 세계에서 제일 좋아요.

디자이너 이석우로서 커리어가 빛난 지점에는 글로벌 기업에서 일한 경험들을 무시할 수 없지 않나요? 디자인 산업이 발한 건 유럽이고, 그걸 상업적으로 잘 풀어낸 나라가 미국이죠. 그래서 아직도 디자인 하면 서구의 문화를 더 쳐주는 것 같아요. 저는 미래엔 다를 거라고 봐요. 산업혁명 이전에는 청나라가 영국보다 훨씬 부강한 나라였던 것처럼, 언제든 뒤집힐 수 있어요. 그리고 3세대 디자이너들이 그런 변화들을 시작해낼 거라고 믿어요.

다음 세대의 디자이너들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나요? 3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에 접어들고 있는 제 또래 디자이너들을 2세대 디자이너라고 부르기도 해요. 우리 세대만 해도 서구에 대한 무한한 동경이 있었죠. 해외 문물을 비판 없이 받아들였던 세대예요. 제가 산업디자인을 공부할 때는 노키아의 핸드폰 사진을 붙여놓고 그리기도 했어요. 비판 없이 받아들였다는 건 그만큼 콤플렉스가 있다는 뜻이기도 하죠. 콤플렉스는 사람을 부자연스럽게 만든다고 생각해요. 온전히 ‘나의 이야기’를 할 수 있으려면 콤플렉스가 없어야 해요. 앞으로 디자인 업계를 이끌어나갈 젊은 세대들에겐 그런 게 없을 거예요. 저희 시대엔 빌보드에서 1위를 하는 ‘BTS’ 같은 가수들이 나올 수 없는 시대였어요(웃음). 음악이 그러하듯 3세대 디자이너들 중에서는 콤플렉스 없이 나만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플레이어가 나올 거라고 기대하고 있어요.

그렇다면 미래에 시니어가 된 이석우 디자이너는 뭘 하고 있을까요? 자의건 타의건 디자인을 못 한다면 디자인에 관련된 글을 쓰고 싶어요. 디자인 콘셉트를 잡는 작업을 할 때 그림을 그리기도 하지만 글로 표현하기도 해요. ‘담백한 빨강’이라고 글을 쓰는 것과 그걸 그려내는 것은 완전히 다른 느낌을 주죠. 다른 것을 해보고 싶어요. 사실 제일 하고 싶은 건 언제나 현역으로 남는 거고요.

어쨌든 현재로선 한국에서 가장 유명한 산업디자이너 중 하나예요. 사실은 아주, 아주 힘든 일이에요. 그날그날의 컨디션에 따라 영향을 받는 디자이너가 기획과 실행이 중요한 기업 일을 하는 데서 오는 일종의 괴리감이죠. 출장, 미팅 등의 일정으로 리듬이 깨져버리면 잘 안 돼요. 흐름이 막히면 무언가가 계속 밀려버리는 거죠. 그럼 결국엔 총체적 난국에 빠져버리고요(웃음). 그런 걸 컨트롤하는 게 제일 힘들어요. 대여섯 개의 프로젝트를 한꺼번에 진행하다가 어디에선가 하나가 잘못되면 모든 프로젝트에 빨간불이 들어오니까요.

개인의 삶도 중요하죠. 흐름이 막힐 때는 어디에서 자극을 받고 일상을 환기하나요? 자극을 받을 수 있도록 나 자신을 정돈해두는 게 더 중요한 것 같아요. 스펀지가 물을 흡수하려면 말라 있어야겠죠. 젖은 스펀지는 물을 흡수할 수 없어요. 인간의 뇌는 스펀지와도 같아서 너무 복잡하면 아무것도 안 들어가요. 아주 바삭하게 말라 있는 두뇌는 굳이 해외의 디자인 페어에 가지 않더라도 모든 걸 흡수하죠. 모든 정보가 산재해 있어요. 문제는 나 자신이 그걸 어떤 태도와 마음가짐으로 흡수할 수 있느냐일 거예요. 무언가를 흡수할 수 있는 컨디션이 완성되고 나면, 영감은 넘쳐나죠.

컨디션을 조절하는 특별한 방법이 있나요? 삶의 리듬을 정갈하게 유지하려고 노력해요. 아침 6시에 일어나 저녁 10시에 잠드는 것. 되게 어려워요. 일상을 단조롭게 해야 삶에 여백이 생기거든요. 주말엔 아무것도 안 하려고 해요. 365일 대부분을 밤을 새워가며 일을 했던 시기도 있었죠. 시간을 그렇게 보낸다고 일이 되는 것도 아니더라고요. 주중에 밀도 있게 일하고, 회사에서 굳이 저녁을 먹지 않고 7시에 퇴근하는 삶. 제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선택한 삶의 방식이에요

하고 싶은 것과 해야 할 것이 다르죠? 해야 할 것은 내면을 잔잔하게 유지하는 것. 나름의 사투를 벌이고 있어요. 뭔가에 집중해 불타오르다가 빠르게 식는 성격이에요. 반작용이 크니 내면이 쉽게 엉망이 돼요. 다음 생에 태어나면 꾸준한 사람이 되고 싶어요(웃음). 인간의 내면에 대해서, 객관화해야 하는 이야기가 많은 불교경전인 《금강경》을 읽으면서 안정을 찾곤 해요. 하고 싶은 것은 2가지예요. 우선은 잠깐 쉬면서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갖는 것, 그리고 우주선 같은 걸 만드는 것.

우주선이요? 네, 우주공간은 무중력 상태잖아요. 무중력 상태의 오브제들은 정의 자체가 달라요. 건축이 중력에 반해서 나오는 것이라면, 무중력 공간에서는 아키텍처 자체가 달라야겠죠. 기존에 했던 사고 자체를 새롭게 해야 하는 거예요. 그런 일들을 하면 흥미로울 것 같아요.

그러니까, 익숙한 것에서 벗어나고 싶은 거네요. 기존의 관습에 반하고 싶은 거예요. 우리는 관습을 살고 있잖아요. 중력을 느끼면서 살지 않듯이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관습에 묶여 있죠. 어릴 때부터 관습이나 고정관념에 대한 반감이 있었어요. 지금도 그런 것 같아요.

디자이너 이석우의 이름은 어떻게 남겨질까요? 혹시 메달 디자이너? 그건 정말 싫어요(웃음). 저는 늘 본질에 대해서 연구하고 생각하는 편인데요. 남들도 저를 그렇게 기억해주길 바라면서 일해요. ‘본질을 찾으려고 노력했던 디자이너’라고 저를 기억해주는 사람이 있다면 훌륭하고 만족스러운 삶을 살았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엄청난 욕심이죠?

직업으로서 산업 디자이너

산업 디자이너 이석우. 디자인 스튜디오 SWNA는 그의 이름 약자와 ‘and association’을 합친 말이다. 바닥에는 현대카드에서 전시한 대로 그간 디자인한 제품을 나열했다.

대중에게 산업 디자이너 이석우의 이름을 알린 것은 2018 평창 동계 올림픽의 메달 디자인이다. 메달 정면은 직선으로 뻗은 빗줄기나 얼음의 표면 같은 느낌이지만, 옆면에 한글 자음을 새긴 것이 인상적이었다. 그는 한글이 우리 문화의 씨앗이라 보고 그 줄기가 자랐을 때의 모습을 다듬어 내놨다. 공히 글로벌 디자인 제작물인 올림픽 메달은 디자인 보편성과 공감이 필수다. 그의 디자인은 한국에 국한되지 않은 모던함으로 큰 호응을 얻었다.

디자이너로서 이석우의 시작은 여느 디자이너와 비슷해 보인다. 예고에서 조소를, 대학에서 산업디자인과 그래픽을 전공하고 삼성전자에서 직장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미국의 몇몇 디자인 스튜디오에서 경험을 쌓고 돌아와 모토로라에서 글로벌 수석 디자이너로 3년간 몸담았다. 올해로 10년째, 그는 디자인 스튜디오 SWNA를 운영하며 제품 영역을 벗어나 다양한 디자인을 시도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선정한 ‘2019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공예·디자인 부문을 수상하고 주요 프로젝트로 여전히 순항 중이다.

공식적으로 SWNA 스튜디오를 창립한 것은 2010년입니다. 이후 평창 동계 올림픽 메달 디자인으로 이름을 알렸습니다. 전과 후 어떤 차이가 있나요? 일은 꾸준히 해왔고, 양으로는 큰 차이가 없어요. 전과 달리 패션 브랜드나 건설사 등 일반적 산업디자인의 카테고리를 벗어나 의뢰가 다양해진 것은 사실이지만, 디자인 스튜디오는 기업을 주로 상대하기에 대중에게 저 자신이 드러나는 일은 드물죠. 스튜디오의 시작은 모토로라에서 글로벌 수석 디자이너(2008~2010)로 입사 당시 미리 양해를 구하고 주중에는 회사 일을 하고 주말엔 개인 작업으로 조명이나 의자를 만들었어요. 회사원으로선 우리나라에 처음 나온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만들었고요. 지금은 저와 16명의 직원이 함께 일하고 있어요. 점점 재미있으면서도 힘든 작업이 늘고 있습니다.

일단 사무실 곳곳은 재미있어 보이는데요. 종이로 만든 모형도 많고요. 곧 출시할 국내 생활 브랜드 소형 제품과 브랜드 프로젝트에 관한 거예요. 스마트폰의 경우 정확한 기능과 제조 공정이 정해져 있어 바로 스케치하고 소재를 연구하면 되지만, 새로운 것은 사용자에 대한 조사가 먼저죠. 기존과 다른 접근이 필요해요. 의자나 무선 주전자를 디자인하는데, 다른 한편으로는 운송 기기의 미래를 그리는 컨셉을 고안하기도 합니다. 많은 분이 디자인에 대해 말할 때는 외형에 대한 스타일링을 일컫는데, 지금 우리 스튜디오가 하는 것은 외관이 아닌 구조나 사용성을 제안하는 거예요. 제품화하는 작업은 자동차처럼 크더라도 종이와 스티로폼으로 1 대 1 크기로 직접 형태를 만들죠. 이걸 움직이고 바꿔가면서 디자인을 다듬어 내놓습니다.

1 MBC 프로그램 <같이 펀딩>에서 배우 유준상과 함께 대한민국 독립 100주년을 기념해 제작한 태극기 함.

2 디자이너 이석우와 협업해 16년 만에 바꾼 푸르지오 아파트 컨셉. ‘본연의 고귀함(The Natural Nobility)’이란 철학을 담았다.

3 매터앤매터(Matter & Matter)는 가구가 좋아 시작한 일. 원목 빈티지 가구를 업사이클링 하는 것으로 처음 시작했다.

산업 디자이너는 우리가 쓰는 물건을 디자인한다고만 생각했어요. 맞아요. 저 역시 커리어 초기에는 기능이 명확한 전자 기기로 시작했는데, 최근엔 마스터 플래너라는 타이틀로 아파트 프로젝트에 참여했어요. 스위치나 월패드 디자인부터 주민에게 제공해야 할 서비스까지 제안하는 일을 했죠. 우리나라 아파트에 최초의 브랜드가 생긴 지 20년 가까이 되었거든요. 지금은 아파트가 건축적 개념보다는 하나의 마을이나 테마파크처럼 조성되고 있어요. CI나 BI뿐 아니라 미래의 아파트 단지에 공간의 내·외관과 단지를 어떻게 구성하고 어떤 상가와 커뮤니티 서비스가 필요한지 고민하죠. 기존에는 건축가들이 주로 하던 일인데, 요즘 소비자가 경험하는 건축적인 것 외에 수영장이나 피트니스센터처럼 어떤 경험과 혜택을 누릴지 관심을 두고 있어 새로운 시각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하나의 예시만 들어도 해야 할 일이 정말 광범위하네요. 특별함을 어떻게 잡아내나요? 살고 있는 사람들의 행태를 보고 인터뷰와 관찰을 해요. 다른 시도를 조사하죠. ‘무엇이 사람들에게 필요한가?’를 보고 구조와 사용성을 검토합니다. 전략적 디자인이라 할 수 있죠. 산업디자인은 기본적으로 기능을 바탕으로 해요. 예컨대 주사기나 소방관의 옷을 보고 ‘좋다’라고 하려면, 기능이 뛰어나야 합니다. 디자인은 어쩌면 행복에 대한 개념과 비슷해요. 사람들이 어떤 물건을 보고 좋다는 조건은 조금씩 다르거든요. 지금은 접근해야 할 분야가 넓어져 일의 프로세스를 고민해요. 새로운 시각이 필요하고요. 저뿐 아니라 최근 디자인 디렉터의 역할이 달라지고 있어요. 때로 다른 분야의 전문가와 진행해야 하고, 그 브랜드만의 이야기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하죠.

프로세스를 고민한다는 말이 흥미롭습니다. 사실 디자인뿐 아니라 문화나 공연 쪽에서도 영역 파괴는 필수인 시대니까요. 장르 해체가 트렌드라고도 하는데, 산업이 너무 빠르게 변화하기 때문인 것 같아요. 2년 전만 해도 가까운 대형 마트를 두고 모바일로 새벽 배송을 즐길 거라고 예상하지 못했거든요. 대기업도 1~2년 사이 트렌드에 치이는 시대가 됐죠. 아파트나 자동차, 책도 모두 플랫폼이 아닐까 싶은 시대예요. 하지만 택시 회사와 플랫폼 회사가 차를 이야기하는 게 같을 수 없어요. 혼돈의 시기인 거죠.

그런 과정에는 나름대로 기준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가구를 좋아해서 가구 브랜드 매터앤매터(Matter&Matter)를 만들었고, 덕분에 공간에 대한 일을 하게 됐어요. 산업 디자이너는 현실적인 직업이에요. 동시에 영역이 넓어지면서 스트레스가 많아집니다. 이제는 제게도 정보가 모두 칼처럼 날아와요. 예전에는 편안하게 쉬면서 잡지를 봤거든요. 지금은 다 공부해야 할 것으로 보여요.(웃음)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비슷한 일을 하는 사람들의 프로세스를 디자인하는 사람이 되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앞으로 어떤 계획이 있나요? 좋은 생각인데요! 그걸 일종의 디자인 알고리즘이라 할 수 있겠죠. 젊다면 젊지만, 요즘 같은 업무 환경에서는 “나 때는 어땠다”라고 말하지 않도록 사념을 줄이는 연습을 해야겠죠. 또 한국의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됐어요. 결과적으로는 어떤 삶에 대한 이야기를 찾는 것이 되겠죠. 올해는 개인적으로 결심한 것이 있습니다. 정신적 안식년을 생각하고 있어요. 스트레스 해소 방법으로 아침에 수영, 저녁에 달리기를 하고 있지만 공부도 더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제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작품을 읽고 자란 세대인데, 요즘은 그의 <직업으로서의 소설가>를 머리맡에 두고 답답할 때마다 읽고 있어요. 근본적으로 직업 만족도가 높아 보이는데, 그런 삶이 부러워요.

하이엔드 디자인에 대한 욕심은 없나요? 이케아와 아트 퍼니처의 차이처럼, 어디나 하이엔드 시장은 존재해요. 제품 서비스 쪽은 당연한 것 같아요. 무엇이 더 좋고 나쁜지 구분하는 것이 아닌, 서로 영향을 주는 관계라 두 축 사이에서 균형을 잃지 않아야 하죠. 제가 일하는 산업디자인은 보다 대중을 위한 디자인을 추구하는 것이 목표이긴 해요. 개인적 바람으로는 클라이언트가 아닌 나만의 이야기를 해보고 싶습니다.

섣불리 자신을 창작자로 말하지 않네요. 산업 디자이너라는 타이틀은 마음에 드나요? 우리 생활 속에서 산업적이지 않은 건 없어요. 의자, 공간, 스마트폰…. 산업 디자이너는 결국 도구를 만들거든요. 어떤 의미에선 그림도 인간의 감성을 자극하는 도구고요. 그렇게 생각하면 철학적 위안을 얻을 수 있어요.(웃음) 그래서 산업 디자이너 이석우는 제게 가장 어울리는 말 같습니다.

문득, 물건을 만드는 사람이 가장 아끼는 ‘물건’이 무엇인지 궁금하네요. 저는 산업디자인을 해서 그런지 물건에 대한 욕심이 없어요. 잘 사지 않아요. 여느 디자이너처럼 특별히 모으는 컬렉션도 없고요. 그런 저를 동료들도 특이하다고 해요.

에디터 김미한([email protected])

사진 황종현(인물)

[Oh! 크리에이터] #3 이석우–어떤 디자인을 좋아하세요?

① 몰입의 즐거움, 미하이 칙센트미하이, 해냄출판사, 2010

뭔가 집중해서 답을 찾고 만드는 과정에는 분명 즐거움이 있다. 그때는 1분이 5분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10초처럼 지나가기도 한다. 시간의 절대성이 깨지는 순간이 바로 몰입의 순간이다.

② 초조하지 않게 사는 법, 페이융, 유노북스, 2016

‘금강경’을 아주 쉽게 설명했다. 우리가 바라보는 세상에 대해서 의문을 갖고 좀 더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된다. 장님이 코끼리 다리를 만지듯 각자 다른 경험을 기반으로 코끼리를 설명하는 것처럼, 우리가 생각하는 ‘가치’가 정말 옳은 것인지에 대한 개념을 흔든다. 영원한 것은 없고 집착하지 않으면 자유로울 수 있다는 단순한 논리를 깨닫게 하는 책.

③ 행복의 조건, 조지 메일런트, 프런티어, 2010

몇 년 전, ‘행복이란 과연 무엇인가’라는 철학적 질문의 답을 찾아 헤매던 중 발견한 책이다. 70여 년의 추적조사를 통한 객관적 데이터를 바탕으로 행복에 대해 논리적으로 서술한 이 책에서는 우리가 행복이라고 쫓고 있는 것-명예나 돈 같은-에 대한 인식을 바꾸어 준다.

④ 내 인생에 용기가 되어준 한마디, 정호승, 비채, 2013

봄과 같은 젊음은 한편으로 불안하고 초조한 복잡한 시기이기도 하다. 마음이 어려울 때 좀 더 자신을 벗어나 나를 바라볼 수 있게 해준 책.

Q 첫 에세이에서 ‘나는 놈 위에 노는 놈 있다’고 했다. 본인은 ‘노는 놈’인가? 쉴 때는 뭘 하나?

질문의 ‘논다’는 의미로는 잘 놀지 못하는 것 같다. 잘 놀기 위해서 진지하게 노력을 한다. 학창시절에도 잘 못 놀았다. 여행도 많이 다니고 했어야 하는데 뭐가 그리 고민과 방황이 많았는지 암울하게 보낸 것 같아 아쉽다. 지금 나에게 논다는 개념은 ‘그 시간이 즐거운가’라는 단순한 논리이다. 시간이 나면 걷고, 수영하고, 책을 읽고, 가족과 시간을 보내면서 일상 속의 즐거움을 찾는 데 집중한다. 굉장히 쉽고 소박해 보이지만 생각보다 어렵다. 노력과 훈련이 없으면 느낄 수 없는 섬세함이 필요하다. 쉴 때는 잘 자고, 잘 먹고, 잘 움직이면서 홀가분해지려고 노력한다. 물을 좋아해서 아침의 시작과 끝이 물이다. 아주 뜨거운 목욕물에 책 읽으면서 맥주까지 마시면 정말 최고!

SWNA의 디자인은 이렇게 완성된다

컬쳐 | 리뷰

2021-04-13

SWNA(Suk Woo and Associate)는 2009년 디자이너 이석우에 의해 설립된 디자인 오피스로, 다양한 분야에서 실험적인 디자인 과정을 통해 의미 있는 창조물을 선보이고 있다.

SWNA의 디자인은 발표될 때마다 주목을 받는데, 그 이유는 뛰어난 디자인 때문이기도 하지만 자유롭게 영역을 넘나드는 유연함 때문이기도 하다.

이들은 국내 유수의 기업뿐 아니라 다수의 세계적인 글로벌 브랜드와 협업해왔는데, 삼성, LG, BMW, Audi, 현대모터스, 3M, 구글 네스트, 네이버, 카카오, SKT, 네슬레, 아모레퍼시픽, 디즈니코리아, 셀레티, 지멘스, 라이엇게임즈, 국립현대미술관, 2018 평창 올림픽 게임 등 이들이 협업해온 브랜드만 보아도 이들이 얼마나 넓은 분야를 오가며 활동해왔는지를 알 수 있다.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이들이 SWNA만의 층을 쌓아가며 발전해 온 것은 단순히 결과물을 위한 디자인이 아닌, 생각하고 혁신하며 새로운 것을 개척하는 SWNA만의 작업과정을 거쳐왔기 때문이다.

성수 코사이어티에서 열리고 있는 ‘Objects in context’ ⓒ Design Jungle

이러한 SWNA의 특별한 디자인 과정을 보여주는 전시 ‘Objects in context(맥락 속의 오브제)’가 성수 코사이어티에서 열리고 있다.

‘Objects in context’는 SWNA가 2010년부터 2020년까지 디자인해온 결과물과 디자인 과정을 소개하는 전시로, 산업 디자인을 중심으로 여러 디자인 분야를 넘나들며 매체, 소재 등에 대해 끊임없이 펼쳐온 실험을 만날 수 있다.

‘Objects in context’ 전시 전경 ⓒ Design Jungle

전시장엔 SWNA의 디자인과 그 과정들이 펼쳐져 있다. 전시장 중앙엔 SWNA가 2010년부터 2021년까지 디자인하고 양산한 제품, 가구, 오브제, 공간, 환경 등, 사용자와 사용자의 환경을 반영해 디자인된 결과물이 전시돼 있다.

브랜드의 철학과 가치, 메시지를 조형으로 해석하고, 사용자의 니즈를 파악하며, 재료의 가능성과특성을 드러내는 디자인들은 빼어난 디자인 그 이상의 감성을 전하며, 제품과 환경, 전략을 디자인적으로 발전시킨다.

SWNA는 클라이언트 작업과 자체적인 아트웍을 진행한다. 전시품들은 서로의 프로젝트에 영감을 주고 영향을 미치는 두 가지 작업의 조화와 필요성을 보여준다.

SWNA의 디자인 과정을 볼 수 있다. ⓒ Design Jungle

전시장에 설치된 선반에는 디자인 과정이 나열된다. 다양한 재료를 이용해 수차례에 걸쳐 형태를 변형시켜 하나의 디자인을 완성시키기까지 치열한 디자인 과정이 연상된다. 이 많은 과정을 기록, 수집해 놓은 것만으로도 디자인과 디자인 과정에 대한 열정을 추측할 수 있다. 1차원에서 3차원으로 아이디어를 꺼내는 그들만의 방식과 다양한 재료로 형태를 만드는 사이에서 영감을 발견하고 디자인을 완성시켜가는 과정이 그들에게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알 수 있다.

선반 위 디자인 과정을 보여주는 작업들과 함께 전시된 입체적인 문구들도 눈에 띈다. ‘이미 생각은 너 안에’, ‘스케치는 오전에’, ‘호기심은 뇌의 근력’, ‘일단 만들고 생각한다’ 등의 텍스트는 SWNA의 디자인이 지닌 잠재력과 성실함, 유머러스함을 전한다.

10가지 디자인의 나무 의자들은 SWNA 소속 디자이너들의 작업이다. ⓒ Design Jungle

이번 전시의 부제이기도 한 ‘SWNA-ANSW’는 SWNA 소속 디자이너의 상징인 Associate를 내세운 것으로, 전시에서는 SWNA의 소속 디자이너들이 디자인한 나무 의자 10점이 함께 전시된다.

‘의자’와 ‘나무’라는 동일한 주제와 재료로 표현된 10가지의 디자인은 통일된 듯 각자의 개성을 담고 있다. 이 10점의 의자들은 디자이너 개개인의 이야기와 생각을 들려준다.

이번 전시는 SWNA의 지난 10년의 결과와 함께 아이디어를 그려내고 여러 가지 재료로 만들며 완성시켜가는 과정이 이들에게 어떤 의미인지를 보여준다. SWNA의 앞으로의 방향을 기대하게 하는 이번 전시는 오는 18일까지 열린다.

에디터_ 최유진([email protected])

[人사이드 人터뷰] 이석우 SWNA 대표 “뻔하지 않은 디자인? 제품의 본질부터 고민할 때 아이디어 나오죠”

평창올림픽 메달 디자인 한 이석우 SWNA 대표

김범준 기자 [email protected]

이석우 대표가 2005년 미국산업디자인협회(IDSA)가 주관하는 IDEA 공모전에서 금상을 받은 CD플레이어.

■ 산업디자이너의 세계

이석우 대표가 디자인한 아파트 ‘e편한세상’의 온도조절 장치.

서울 서교동에 있는 디자인컨설팅회사 SWNA에는 기밀이 많다. 사무실 한쪽 벽에는 유명 건설회사의 새로운 아파트 디자인 콘셉트 자료가 잔뜩 붙어 있었다. 다른 쪽엔 3차원(3D) 프린터로 뽑은, 아직 대중에 공개되지 않은 평창동계올림픽 메달 모형이 놓여 있었다. 이석우 SWNA 대표는 “우리 문화유산을 어떻게 메달 디자인에 반영할지 고심했다”고 말했다.아파트 디자인 콘셉트 전략을 세우고, 올림픽 메달을 디자인하는 그의 직업은 산업디자이너다. 그것도 국가대표급 산업디자이너다. 삼성 LG SK 등 국내 대기업뿐 아니라 하이얼, 레노버, 델, 디즈니 등 이름을 대면 알 만한 외국 기업이 그에게 디자인을 맡기고 디자인 전략을 의뢰하려 줄을 선다. “제품을 디자인하기에 앞서 본질부터 고민한다”는 그의 디자인 철학이 남다른 제품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그가 산업디자이너로 꿈을 굳힌 건 대학 3학년이 다 돼서였다. 1978년생인 이 대표는 서울예고 조소과를 졸업했다. 대학도 조소과에 지원했지만 떨어졌다. 재수해서 이듬해 들어간 곳이 홍익대 산업디자인과였다. 그는 “재수할 때 목표를 시각디자인과로 바꿨지만 특차에서 떨어지고 우여곡절 끝에 산업디자인과에 들어가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시각디자인에 대한 미련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시각디자인을 복수전공하고, 그래픽디자인회사에서 틈틈이 일했다. “산업디자인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게 전자제품인데 저는 휴대폰이나 컴퓨터 같은 것에 별로 흥미가 없었어요. 전자제품 디자인은 남성적이고 케케묵은 것이라는 인식이 있었죠.”이런 인식이 바뀐 건 대학에 입학하고도 한참 시간이 지나 3학년으로 복학했을 때였다. 일본 산업디자이너 후카사와 나오토와 영국의 재스퍼 모리슨이 디자인한 제품을 접하고 그는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후카사와가 디자인한 제품 중에 가습기가 있어요. 도자기처럼 매끈하고 버튼이나 전자제품 같은 요소가 전혀 없어요. 전자제품이지만 전자제품 같지 않은 디자인에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듯 했습니다.”산업디자이너가 되기로 마음은 굳혔지만 세계적인 디자이너들과 경쟁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었다. 그때 몇 가지 경험이 그에게 용기를 줬다고 한다. 2002년 가을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인 ‘삼성디자인멤버십’에 붙어 미국 LA 삼성전자 모바일랩에 갔는데 그곳에서 의외의 칭찬을 들은 일이었다. “노키아 출신 외국인 디자이너였어요. 노키아 휴대폰을 보고 감탄하다가 직접 노키아 출신 디자이너를 만나 주눅들어 있었는데 저한테 잘한다고 칭찬을 많이 해줬습니다. 한국에서만 공부한 나도 승산이 있겠다는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죠.”그는 대학 졸업 작품인 빛과 오디오를 결합한 미래형 CD플레이어가 2005년 미국산업디자인협회(IDSA)가 주관하는 IDEA 공모전에서 학생 부문 금상을 받으면서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조선백자를 연상시키는 매끈한 CD플레이어에 조명을 달고, 이 빛으로 만든 가상의 버튼을 누르면 음악이 재생되는 기기였다. 순수 국내파로 이 상을 받은 한국 학생은 그가 최초였다. 그는 이때 이미 삼성전자에 채용돼 모바일사업부에서 제품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었는데, 수상을 계기로 이듬해 9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디자인회사 퓨즈프로젝트에 스카우트됐다. 이어 시애틀에 있는 티그로 옮겼다. 1926년 설립된 이 회사는 60년 넘게 보잉의 비행기 인테리어 디자인을 책임지고, 마이크로소프트(MS)의 X박스 게임기를 디자인한 곳으로 유명하다.티그 최초의 한국인 디자이너로 보잉 프로젝트에도 참여한 그는 이곳에서 ‘본질부터 고민하는 디자인’을 배웠다고 했다. “영국 프랑스 등 유럽에서 온 동료들은 생각하는 게 달랐습니다. 휴대폰을 디자인한다고 치면 저는 기존 형태에서 더 세련되게, 더 날렵하게 그렸죠. 그런데 이 친구들은 대충 끄적거리듯 스케치하면서 ‘인간과 전화는 무엇인가’ 같은 철학적 질문을 옆에 적는가 하면, 천진난만하고 엉뚱한 모양의 휴대폰을 그리기도 해요.” 그는 “한국 디자이너가 보면 ‘저걸 왜 하지. 분명 저대로 못 만들 텐데’하는 말이 나올 것”이라며 “하지만 완전히 새로운 디자인을 만들어내는 힘이 여기에 있다”고 말했다. 정제된 아이디어에서 시작하면 결과물도 뻔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이 대표는 2008년 모토로라 서울스튜디오의 글로벌 크리에이티브 리드로 스카우트되면서 한국에 돌아왔다. 서울스튜디오는 모토로라 해외지사 중 가장 규모가 컸다. 여기서 디자인한 신제품이 글로벌 모델로 출시되기도 했다. 트렌드가 빠른 한국 시장의 이점을 노린 전진기지였던 셈이다. 2010년 2월 한국 최초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으로 출시된 모토로이를 그가 디자인했다.그는 모토로라로 오면서 일과 시간 외엔 개인 작업을 할 수 있도록 약속받았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열심히 일하고, 주말에는 개인 작업을 했어요. 서울 압구정동에 컨테이너 사무실도 만들었죠. 그러다 일감이 점점 늘면서 두 일을 병행하기 힘들어졌고, 2011년 초 회사를 그만두고 창업했습니다.”원래 회사 이름은 SWBK였다. 삼성디자인멤버십에서 만난 송병규 디자이너와 동업한 회사였기 때문이다. 2016년 4월 두 사람이 각자의 길을 가기로 하면서 이 대표가 이끄는 회사 이름이 SWNA로 바뀌었다.모토로라를 그만두기 전 개인 작업을 할 때부터 고객이 대림건설이었다. e편한세상 아파트에 들어가는 전등스위치, 온도조절기, 월패드, 방문 손잡이, 단지 내 가로등, 주차 차단기 등이 그의 작품이다. 그는 “아파트도 고유 브랜드와 디자인으로 승부를 봐야 하는 시대”라며 “스위치나 월패드만 보고도 e편한세상이라는 것을 알 수 있도록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구축하는 작업이었다”고 설명했다.이 대표의 강점은 제품을 쓰는 사람을 세밀히 관찰하고, 충분한 시간을 들여 깊이 생각하는 데서 나온다. 그가 디자인해 올해 iF디자인어워드 본상을 받은 SK브로드밴드의 Btv셋톱박스는 한쪽 모서리만 각지고 나머지는 둥글다. 사람들이 셋톱박스를 가로로 눕혀놓기도 하지만 세워놓는 사람도 많은 점에 착안했다. KT가 VIP를 위해 2015년 만든 우산은 손잡이가 ‘C’자 고리 모양으로 생겼다. KT가 통신사라는 점에 착안해 비오는 날 우산을 팔에 끼고 스마트폰을 할 수 있게 디자인했다.그는 한국 디자이너가 가진 강점이 있다고 했다. 민첩하고 성실해 첨단 정보기술(IT)처럼 트렌드가 빠른 산업군에선 한국 디자이너가 프리미엄이 있다고 했다. “제가 중·고교생일 때만 해도 인터넷이 대중화되지 않아 새로운 정보를 얻기가 힘들었습니다. 외국 디자이너라고 하면 괜히 위축되기도 했죠. 지금은 한국에서도 얼마든지 최신 정보를 접할 수 있어 지금 자라나는 세대에선 더 뛰어난 디자이너들이 나타날 거예요. 다만 근본적인 물음을 던지고, 눈앞의 나무보다 숲을 볼 줄 알아야 합니다.”코카콜라는 1915년 “어두운 곳에서도 사람들이 코카콜라라는 것을 알 수 있는 병이 필요하다”며 디자인 공모전을 열었다. 여기서 당선된 것이 병 중간이 볼록하고 주름진 ‘코카콜라 컨투어 병’이다. 20세기 가장 뛰어난 디자인으로 평가되며, 디자인 가치만 약 4조원으로 추산된다.이처럼 기업의 성공신화 뒤에는 뛰어난 산업디자인이 자리하고 있는 사례가 많다. 아이폰 하나로만 지금까지 900조원이 넘는 매출을 올린 애플에는 디자인에 집중한 고(故) 스티브 잡스 창업자와 조너선 아이브라는 걸출한 산업디자이너가 있었다. 발뮤다는 ‘일본 가전업계의 애플’로 불린다. 단순하지만 유려한 디자인의 선풍기, 가습기, 공기청정기 등으로 2009년 4500만엔(약 4억6000만원)이던 매출이 지난해 약 55억엔에 이르는 큰 성공을 이뤄냈다.산업디자이너의 몸값도 높아지는 추세다. 애플의 산업디자이너 평균 연봉은 2014년 기준 16만7260달러(약 1억8900만원)였다. 시니어 하드웨어 엔지니어(13만8753달러)와 시니어 소프트웨어 엔지니어(13만130달러) 등을 제치고 애플에서 가장 연봉이 높은 직군이다.단순히 제품 형태를 디자인하는 것을 넘어 기업에 디자인 전략을 세워주는 것도 산업디자이너의 몫이다. 이 때문에 산업디자이너는 제품 디자인에 필요한 지식 외에도 사람들이 무엇에 관심이 있고, 사회 분위기나 트렌드가 어떻게 변하는지 잘 관찰해야 한다. 이석우 SWNA 대표는 “여러 디자인 가운데 왜 이 디자인으로 하는 것이 좋은지 기업을 설득하려면 단순히 예쁘다는 말 대신 소비자 트렌드가 이런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는 식으로 논리적 설명을 붙여주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임근호 기자 [email protected]

재단법인 아름지기

참으로 이렇게 다시 만나게 되어 반갑다. 아름지기 한복 전시를 보고 메달 리본의 소재를 갑사로 결정했다는 사실이 참으로 고마웠다.

도록을 통해 다시 보아도 너무나 아름다운 전시였다. 과거와 현대가 자연스럽게 대비를 이루는 것이 좋았다. 일반사람의 입장에서 전통을 접근할 때 너무 전통적이면 와 닿기가 힘들다. 우리가 전통 속에 사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전통과 현대의 하모니에 대해 이야기하는 전시 방식이 재미있었다. 전통의 미감과 가치가 현대화 된 작품 안에 녹아들어 아름다움을 만들어내고, 그를 향유하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전통 문화에 한 걸음 더 들어갈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간다고 생각한다. 나 역시도 아름지기의 한복 전시에 전통적인 한복만 걸려있었다면 흥미를 크게 느끼지 않았을 것이다. 전시의 주제는 분명 우리 옷 한복을 다루고 있었는데, 전시장 안에는 아름다운 현대 의상들이 늘어서있었다. 우리 문화가 함께 존재하고 살아있는 순간이었다.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평창 동계올림픽 메달에 관심이 많이 갔다. 그래서 이러한 인연을 찾아낼 수 있었다. 오늘의 만남을 통해 메달을 실제로 볼 수 있을까 기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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